싫다고 떠나는 것,
멀리 있는 것을
애써 잡으려 하지 말자.

스쳐 지나간 그리운 것에
목숨 걸지도 말자.

그것이 일이든
사랑이든, 욕망이든, 물질이든
흐르는 시간속에 묻어두자.

지금 내 앞에 멈춘 것들을
죽도록 사랑하며 살자.

오랜 시간이 흘러 나를 찾았을 때
그때도 그들이 못 견디게
그리우면 그때 열어보자.

아마도 떠난 것들,
그리운 것들이 순서대로
서서 나를 반겨주리니.

그때까지 미치도록
그리워도 시간속에 묻어두고
지금 내 앞에 멈춘 것들에
몰입하며 죽도록 사랑하며 살자.

– 김정한 –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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