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창 젊어서
일에 부딪힐 때는
그 일을 피해 도망치고 싶어
안달을 했다

왜 그리 세상 일이
힘에 부치는지
온몸으로 거부하고 싶었다

나이가 들어
일에 가치와 의미를
알게 되었을 때

삶이 곧 일이고
일이 곧 사람 사는 이치임을
깨닫게 되었을 때는
일이 나를 거부하고 있다

세상이 나를 필요로 할 때
내가 삶을 피했고
내가 삶을 필요로 할 때
세상이 나를 거부하고 있다

그것이 인생이다

– 정정순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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